2 화
첫 복채
백서른일곱 번 이사 다닌 여자의 어깨에 — 발이 뜬 것이 업혀 있다. 문복(問卜) 여덟 단계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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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여사님만 볼 게 아니라 — 손님 토(土)도 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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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줄거리 (다 읽은 뒤 펼쳐 보세요)
어깨에 무언가 타고 있다는 만복의 말에 마 여사는 아무것도 없다며 펄쩍 뛰었습니다. 해수는 숙주의 눈에는 원래 보이지 않는다고 일렀습니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회색 형체는 소리 하나 내지 않았습니다. 해수는 복채부터 받은 뒤 진맥에 들어갔습니다. 마 여사의 여덟 등불 가운데 흙(土)을 뜻하는 노란 등 두 개가 그을려 있었습니다. 흙은 뿌리내리고 머무는 힘인데 그 자리가 비어 있었던 것입니다. 마 여사는 그제야 이사를 백서른일곱 번 다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해수는 흙이 빈 자리에 깃드는 이것을 뜬발귀라고 불렀습니다. 이어 신께 길을 묻는 문복이 여덟 단계로 치러졌습니다. 오늘의 일을 아뢰고, 물을 것을 하나로 좁히고, 감실의 마지막 잔불에 깃든 신을 청했습니다. 마 여사가 뽑은 깃발은 흙의 자리인 노란 깃발이었습니다. 이윽고 삼신할매의 목소리가 떠돌이로 살아온 그녀를 다독였습니다. 만복이 맨눈으로 형체가 달아나는 방향을 짚었고, 해수가 진을 쳐 길을 막았습니다. 형체는 베어지는 대신 마당의 두꺼비 신수 터둥이로 자리를 얻었습니다. 해수의 처방은 사무실에 마 여사 이름의 문패부터 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을 배웅하자 감실 하나에 처음으로 불이 들어왔습니다. 마 여사는 이 집을 팔아 주는 대신 지켜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대문 틈에는 공대술이 보낸 내용증명이 꽂혀 있었습니다.
이번 화에 나온 이야기
문복(問卜)은 «점을 묻는다»는 뜻입니다. 무당이나 점술가를 찾아가 앞일이나 집안의 걱정을 묻는 일을 가리킵니다. 이때 묻는 사람이 내는 값을 복채(卜債)라고 불렀습니다. 예전에는 돈 대신 쌀이나 곡식, 옷감을 내기도 했다고 전합니다. 전통에서는 복채를 단순한 수고비가 아니라, 묻는 사람이 정성을 보이는 일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이번 화의 «여덟 단계» 문복 절차는 작품을 위해 정리한 설정입니다. 다만 그 안에 쓰인 낱말들은 실제 굿에서 온 것입니다. 굿은 흔히 굿판의 부정한 기운을 먼저 가시는 부정거리로 문을 엽니다. 이어 신을 청해 모시고, 무당의 입을 빌려 신의 말을 전하는데 이를 공수라고 합니다. 일을 마치면 신을 돌려보내는 송신으로 끝맺습니다.
마 여사가 고른 깃발은 오방기(五方旗)입니다. 오방기는 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다섯 색의 깃발입니다. 무당이 깃발을 말아 쥐고 묻는 사람에게 하나를 뽑게 하는 점법이 전해집니다. 색마다 읽는 뜻은 지역과 무당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오행으로 보면 노란색은 흙(土)에 대응하고, 방위로는 가운데를 맡습니다. 흙은 받아들이고 머물게 하는 기운으로 읽습니다. 그래서 흙의 기운이 빈 마 여사가 노란 깃발을 뽑는 장면은 오행의 색 배속을 그대로 따른 연출입니다. 회차 끝에서 «당신에게 비어 있는 색»을 묻는 것도 같은 줄기에서 나온 질문입니다.
이번 화에 나온 사람들
- 마 여사
- 이사를 백서른일곱 번 다닌 중개인. 해화당의 첫 의뢰인
- 도해수
- 복채를 먼저 받고 진맥과 문복을 이끈 해화당의 제자
- 공만복
- 맨눈으로 형체의 움직임을 짚어 굿판의 길잡이가 된 당주
- 삼신할매
- 감실 마지막 잔불의 신. 이번 화에선 목소리로만 등장한다
- 뜬발귀
- 흙의 기운이 빈 자리에 깃든, 발이 뜬 소리 없는 형체
- 터둥이
- 뜬발귀가 자리를 얻어 태어난 마당의 두꺼비 신수
- 해화지기
- 첫 복채의 밥상 곁을 지키는 도깨비불 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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