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화
공씨 집안 사람들
이십 년 만에 나타난 큰아버지, 카메라를 든 사촌. 가족이 비운 자리에 무언가가 들어와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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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얘기가 나온 김에 — 손님의 나무(木)는 어떤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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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줄거리(다 읽은 뒤 펼쳐 보세요)
이야기는 이십 년 전 겨울의 회상으로 열렸습니다. 아버지의 장례가 끝나고 열이틀째 되던 날, 어린 만복은 눈 덮인 보육원 앞에 남겨졌습니다. 차창 너머의 어른은 네가 아비를 잡아먹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현재의 해화당에서는 공대술이 낸 상속 무효 소송을 두고 아침 회의가 열렸습니다. 해화지기의 장부에는 공대술이라는 이름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법무사 백기훈은 전화로 서류 싸움은 자신이 맡겠다고 했습니다. 마 여사는 반찬통과 함께 회사가 식었다는 단골 사장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다음 날 골목 어귀에서는 사채업자 둘이 현수막을 걸고 돗자리에 드러누웠습니다. 큰아버지 공대술은 골목을 찾지 못해 헤매다 이십 년 만에 만복 앞에 섰습니다. 그는 그 집이 원래 장남 몫이라고 우기더니 그 오래된 말을 다시 꺼내 만복을 얼어붙게 했습니다. 해수가 둘 사이를 막아섰고, 그녀의 눈에는 공대술 머리 위 등불이 탐욕으로 타오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날 밤 사촌 공보라는 라이브 방송을 켠 채 골목 안까지 들어왔습니다. 화난 해화지기의 도깨비불이 그녀의 화면을 노이즈로 뒤덮었습니다. 보라는 아버지의 전화에 찍는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밤이 깊자 해화지기가 장부의 옛 페이지를 펼쳤습니다. 할머니가 사라진 손자를 찾아 세 해를 헤맸다는 기록이었습니다. 누군가의 거짓말 때문이었다는 사실 앞에서 만복은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이번 화에 나온 이야기
사주에는 가족의 자리가 있습니다. 명리학에서는 이를 육친(六親)이라고 부릅니다. 본래는 부모·형제·처자처럼 가까운 피붙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명리에서는 나를 뜻하는 글자인 일간을 기준으로, 다른 글자와 맺는 관계에 가족의 이름을 붙여 읽습니다.
전통적인 배속은 이렇습니다. 나를 낳고 기르는 기운인 인성(印星)은 어머니의 자리로 봅니다. 나와 같은 기운인 비견과 겁재는 형제자매와 동료로 읽습니다. 남자의 명식에서는 정재를 아내, 관성을 자녀로 보았습니다. 여자의 명식에서는 정관을 남편, 식신과 상관을 자녀로 보았습니다. 기둥의 위치도 함께 읽습니다. 연주는 조상과 어린 시절, 월주는 부모와 형제, 일지는 배우자, 시주는 자녀의 자리로 여겼습니다.
다만 이 배속은 실제 가족이 어떤 사람인지 단정하는 표가 아닙니다. 어머니의 자리가 비어 있다고 어머니의 사랑이 없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운에서 그 기운이 들어오는 시기에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경험으로 그 자리가 채워진다고 읽기도 합니다.
만복의 이야기 끝에 붙은 노트가 «피만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은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핏줄인 큰아버지는 만복의 자리를 빼앗으려 합니다. 반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해수와 해화지기는 그 자리를 지켜 줍니다. 육친을 핏줄이 아니라 «관계의 자리»로 읽는 명리의 시선이 이 구도와 닮아 있습니다.
이번 화에 나온 사람들
- 공만복
- 이십 년 만에 큰아버지와 마주한 해화당의 새 당주
- 도해수
- 복채는 선불이라며 공대술 앞을 막아선 해화당의 제자
- 해화지기
- 장부에 남은 할머니의 세 해를 펼쳐 보인 집의 정령
- 공대술
- 이십 년 만에 나타나 그 집은 장남 몫이라 우기는 큰아버지
- 공보라
- 구독자 3만의 사촌. 해화당 골목에서 라이브를 켰다
- 백기훈
- 백파법률사무소 법무사. 전화로 소송 대응을 맡겠다고 했다
- 마 여사
- 반찬통과 함께 다음 의뢰인 소식을 들고 온 중개인
- 사채업자 둘
- 골목 어귀에 돗자리를 깔고 드러누운 거구와 마른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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