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의 기초 · 基礎
지장간 — 땅의 글자 속 하늘의 글자
支藏干
지지 한 글자는 안에 두세 개의 천간을 품고 있습니다. 지장간을 알면 지지를 겹으로 읽을 수 있고, 격국과 통근(通根)을 이해하게 됩니다.
약 3분 · 1,330자
지지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천간은 한 글자에 오행 하나가 분명하지만, 지지는 다릅니다. 땅은 여러 기운을 품습니다. 그래서 지지 열두 글자 각각에는 두세 개의 천간이 숨어 있다고 보고, 이를 지장간(支藏干)이라 부릅니다.
자(子)에는 임·계, 축(丑)에는 계·신·기, 인(寅)에는 무·병·갑, 묘(卯)에는 갑·을, 진(辰)에는 을·계·무, 사(巳)에는 무·경·병, 오(午)에는 병·기·정, 미(未)에는 정·을·기, 신(申)에는 무·임·경, 유(酉)에는 경·신, 술(戌)에는 신·정·무, 해(亥)에는 무·갑·임이 들어 있다고 봅니다.
여기·중기·정기
지장간의 마지막 글자가 그 지지의 본래 기운인 정기(正氣)입니다. 인의 정기는 갑목, 신의 정기는 경금입니다. 앞에 놓인 글자들은 지난 계절의 남은 기운(여기, 餘氣)과 삼합의 기운(중기, 中氣)으로 설명합니다.
예컨대 인(寅)은 봄의 첫 달입니다. 앞선 겨울 끝 축토의 흙 기운이 남아 무토가 여기로 오고, 인오술 삼합의 불 기운이 중기로 병화가 들며, 봄의 본 기운인 갑목이 정기로 자리합니다. 한 글자 안에 계절의 이어짐이 그대로 들어 있는 셈입니다.
통근 — 천간이 땅에 뿌리내리다
천간의 글자가 지지의 지장간에 같은 오행을 두면 「뿌리를 내렸다」고 하여 통근(通根)이라 합니다. 갑목 일간 아래에 인목이나 묘목이 있으면 갑목은 힘을 얻습니다. 반대로 뿌리 없는 천간은 아무리 뜻이 커도 실현할 바탕이 약하다고 읽습니다.
통근은 일간의 강약뿐 아니라 다른 천간의 힘을 잴 때도 씁니다. 정관이 천간에 떠 있어도 지지에 뿌리가 없으면 힘없는 관이고, 지장간 깊숙이 뿌리를 두면 드러나지 않아도 단단한 관으로 읽습니다. 지장간을 모르면 천간의 무게를 잴 수 없습니다.
격국을 정할 때
전통 격국론에서는 월지의 지장간 가운데 천간으로 드러난(투출한) 글자를 우선해 격을 정합니다. 투출한 글자가 없으면 정기로 정합니다. 월지가 진(辰)이고 천간에 을목이 떠 있으면 을목으로, 아무것도 없으면 정기인 무토로 격을 잡는 식입니다.
이 절차는 「땅에 있는 여러 기운 가운데 무엇이 하늘로 드러났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지장간은 이렇게 명식의 구조를 정하는 자리까지 관여하므로, 지지를 겉의 오행 하나로만 읽지 않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읽어 보면
갑목 일간의 지지에 진토(辰土)가 있다고 합시다. 겉으로는 흙이라 재성으로만 보이지만, 진의 지장간에는 을목이 들어 있습니다. 갑목은 이 을목에 뿌리를 내려 힘을 얻습니다. 지장간을 모르면 이 뿌리를 놓쳐 일간을 실제보다 약하게 잽니다.
반대로 천간에 정관인 신금이 떠 있는데 지지 어디에도 쇠의 지장간이 없다면, 그 정관은 뿌리 없는 관입니다. 뜻은 있으나 실현할 바탕이 약하다고 읽습니다. 같은 정관이라도 유금(酉金) 위에 있으면 뿌리 깊은 관으로 전혀 다르게 읽습니다.
이렇게 지장간은 「보이는 글자」와 「실제 힘」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여덟 글자만 세어 오행의 개수로 판단하는 읽기와, 지장간까지 세어 무게를 재는 읽기의 차이가 여기서 갈립니다.
용어 정리
이 글에 나온 말 가운데 다른 글에서도 계속 쓰이는 것들을 한 줄씩 정리했습니다. 처음 보는 말이 나오면 여기서 확인하고 돌아가도 됩니다.
- ·정기(正氣) — 지장간 가운데 그 지지의 본래 기운. 인목의 갑, 유금의 신.
- ·중기(中氣) — 그 지지가 속한 삼합의 기운. 인목에 든 병화(인오술 화국).
- ·여기(餘氣) — 앞 계절에서 넘어온 남은 기운. 인목에 든 무토.
- ·투출(透出) — 지장간의 글자가 천간에 드러나 있는 것. 격국을 정할 때 먼저 본다.